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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6일, 월요일
전날밤, 언제나 그렇듯 마수리 우리집 하늘을 올려다보니
휘영청 밝아야 할 달이 구름에 가렸다.
초롱초롱 빛나야 할 별도 덩달아 구름 뒤에 가렸다.
그리고 아침 6시 30분.
마당을 내다봤더니
웬걸, 노란 잔디는 온데간데 없고 온통 하얀 밀가루를 뿌린 듯
눈,눈,눈이다....
허겁지겁 집을 나서다.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으며 걸음을 재촉한다.
미끈미끈해진 길을 걷고, 또 걷고
고갯길을 기어올라 37번 국도로 올라섰다.
오전 7시 10분쯤.
무조건 손을 흔들었다. 차 좀 태워달라고...
아! 마침 검은색 짚차가 서는게 아닌가.
다행히 5분 거리 마전으로 나가는 중이다.
전봇대에 올라가 전기를 고치는 사람이란다.
지난 해 12월에는 LG 가전제품 배달하는 사람의 승합차를 빌려탔는데...
짚차에서 내리자마자 또 횡재했다!
때마침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로 나가는
중부고속버스가 마악 나에게로 접근해오는가 아닌가.
점프 슛!
휙-- 올라탔다.
추부터널을 지나 눈길을 달린다.
대전 부사동에 차가 섰다.
내릴까,말까, 터미널까지 갈까...
늦을 것 같아 번개같이 뛰어 내렸다.
그런데 또 곧바로 택시가 지나가는게 아닌가...
설레설레 손을 흔들었다.
중학교 여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둘이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합승한 것이다.
얼마를 지났을까...
앞서가던 승합차가 미끈-- 흔들거리며 눈길에서 트위스트,
또 시내버스 꽁무니를 들이받은 승용차,
앞서가던 택시가 비-잉 돌면서 인도턱을 들이받고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방송국으로 들어오는 삼거리 길,
승용차 두 대가 옆구리를 서로 찔른 채 사고가 나 있고
아뭏튼 다행히 8시 35분쯤에 도착!
요금 8천 5백원이 나왔는데 그냥 만 원을 드렸다.
베테랑 운전사를 만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대전시내가 온통 스케이트장으로 변했는데....
이날 밤
방송국에서 콜택시를 불러 타고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마전으로 go!
마전에서 나의 전속(?) 개인택시 박검창 기사의 차를 타고
마수리 집으로---
누구누구들은 그럴꺼다.
왜 사서 고생하냐고...
그러나 난,
마수리 한옥집에 들어서면서
''나는 사서라도 고생할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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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7일. 화요일
아침, 마당을 내다보니
와우!
소복히 쌓인 눈.
허둥지둥, 샤워하고
마전 개인택시 박검창 기사에게 전화
019-412-1313....
어제 마수리 집까지 타고 오면서
박 씨에게 아침에 전화기 끊어놓지 말라고 한 것이 즉효!
06시 45분까지 낭떠러지 앞으로 오실 것!
(참고:낭떠러지는 마전에서 금산으로 가는 국도 37번상 마수리로 들어오는 길)
마당에 나오니 쌓인 눈때문에 발이 푹푹 빠졌다.
어슴프레 여명이 트기 전
새벽길이다.
걸었다. 뛰었다. 뒤를 돌아보니 내 발자국 뿐이다.
나의 독점!
낭떠러지 고갯길.
고개를 헉헉 거리며 올라갔다. 세번은 중간에서 쉬었나 보다.
06시 55분. 택시가 왔다.
마전 마트앞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던 시외버스를 잡아 탔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다 녹았다.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 탔다.
대전시내도 다 녹았다.
어제 9시 뉴스에서 때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날씨가 포근해 대전시청을 살린 것일까?
5,900+천변고속화도로 요금 500원=6,400원
보도팀에 들어오니
뉴스광장 중계차를 탔다는 최선중 기자가 바쁘다.
시계는 8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눈이여,
마수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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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8일, 수요일
아침 6시20분,
해가 뜨기도 전
어둑어둑한 아침,
강풍이 부는 눈 길을 헤치며
중마수리 마을을 끼고 고갯길을 오르다,
눈을 치우는 한 남자 주민,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오르막...
급경사,헉헉,
미끌미끌 몇번을 넘어지다.
애고애고...
왼쪽 커브를 틀어
역방향 진입도로로 올라간 뒤
금산으로 나가는 37번 국도 갓길을 거꾸로 거슬러올라가
마침내 6시 50분,
지칠때쯤 되니까
상마수리 낭떠러지 길 입구에 도착!
아!
이 정복의 기쁨이여!
마침 어젯밤 약속한대로
박검창 운전기사(019-412-1313)의 개인택시가 마악 도착하고 있었다.
마전에 있는 마트에서 2100원을 주고 승차권을 구입,
대전 동부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직행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7시 15분쯤.
멀리서 번쩍번쩍 쌍라이트를 켜고 있는 직행버스.
추부 나들목으로 빠져나가려고
마트까지 안 오고 오라는 신호다.
마트 앞에서 나와 함께 기다리던
남자가 뛰기 시작한다.
나도 뛰기 시작한다.
헐레벌떡,,,,,
중부고속 버스에 오르기 전
나는 카메라 셔터를 두 번 눌렀다.
번쩍번쩍!
차에 오르면서 운전기사에게 가볍게 항의,
마트까지 오셔서 돌리셔야죠...
운전기사는 왜 사진을 찍느냐고 궁금해하며 묻는다.
나는 그저 ''기록으로 남기려고 찍은 거죠''
마수리 마을로 가는 지방도나
37번 국도나 눈이 많이 쌓여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금산에 9.7센티미터로 최고 많이 왔다)
대전에 들어서니 눈이 하나도 없다.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시 택시로 갈아타고
KBS대전방송총국으로----
별천지에서 날아온 나는 그저 멋적은 웃음뿐...
보도팀 식구들은
마수리에서 어떻게 오셨어요?
VJ 특공대에서 마수리 한 편 찍어도 되겠네요...
다양한 반응들..
나는 감히 말한다.
나의 마수리 겨우살이를, 아니 '눈길 출근 소동'을
'삶의 체험 현장'으로 느껴들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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